삼일 만에 돌아온 우리 냥이는 온통 상처 투성이였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복부가 찢어져 내장이 보인다는 것이었다.
녀석은 누워 신음하고 있었지만 눈빛이나 얼굴 표정만으로는 고통의 크기를 가늠할 수 없었다.
이대로 놔 두었다가는 서서히 죽어갈 것이 명확해 보였다.
나는 바로 전에 지나가다 봐둔 동물병원에 전화했다.
직원에게 응급상황을 설명했고 잠시 후 수의사가 전화를 주었다.
그는 침착하고 친절하게 방법을 설명해 준 다음 비용을 알려주었다.
40만원.....
내 예측을 훨씬 넘은 수술비다.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금액이었다.
하지만 포기할 순 없었다.
우리 양이의 생명이 달린 일이다.
나는 가까운 동물병원부터 닥치는 대로 전화를 걸었다.
그러나 절반 정도 저렴한 병원을 발견했다.
와이프는 녀석을 안고 뒷좌석에 탓다.
하지만 녀석은 놀라 도망치고 말았다.
지금까지 녀석을 키우던 상황과는 너무도 다른 상황에 처한 것이다.
나는 즉시 수소문 끝에 냥이 케이지를 살 수 있었다.
케이지에서 녀석은 의외로 온순했다.
마침내 병원에 도착했고 즉시 수술이 진행되었다.
다행이 수술은 잘 끝났다.
수의사에 따르면 복부 외에 앞다리에도 물린 자국과 찢어진 부위가 있다고 했다.
그래서 복부에 네 바늘, 앞다리에 한 바늘 꿰매었다고 한다.
안도의 한숨이 자연스럽게 나왔다.
새벽에 열린 안방 문틈으로 날 부르며 내 잠을 깨우던,
큰 눈망울로 나를 보다가 내 손을 핥던,
귀가 하면 마당에서 온몸을 뒤집으며 반기던,
그 모습이 눈에 밟혀 아무 것도 생각할 수 없이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우리 양이는 죽음의 문턱에서 와이프 목소리를 듣고 다친 몸을 이끌고 다시 집으로 돌아온 것이다.
고양이 레버넌트~~~
내 느낌대로 부른 것이다.
이날 이후로 모든 것이 변했다.
나는 갑자기 바빠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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